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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산불피해 벌채사업, '꼼수 수의계약·특혜' 의혹 폭발… "군 행정 신뢰 스스로 무너뜨려“
  • 기사등록 2025-11-26 09: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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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달 기자 - 영덕

영덕군 대형 산불 피해지 복구를 위한 긴급 벌채사업이 수의계약 남발과 입찰 조건 조작 의혹으로 지역 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영덕군이 "투명한 공개입찰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뒤에서 수의계약을 반복 체결하며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 1차 23억 원 수의계약… "공개입찰 하겠다" 약속은 공수표?


영덕군은 지난 2025년 6월 9일부터 11일까지 단 3일 만에 관내 숲가꾸기 업체 11곳과 총 14억 5820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KBS 보도를 통해 산림조합 카르텔 의혹이 제기되자, 군은 "앞으로는 모든 벌채사업을 공개입찰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약속은 성난 주민들을 잠재우기 위한 '달래기용 말잔치'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10월 13일, 5개 업체 또 수의계약… '뒤늦게 챙기기' 논란


군은 약속과 달리 2025년 10월 13일, 다시 5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더욱이 다음 날인 10월 14일에는 이미 6월에 발주된 1차 벌채공사 중 일부를 A업체에 3억 6,246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으로 뒤늦게 묶어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지역 업계에서는 "명백한 사후 특혜이자 맞춤형 계약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 "이게 공정 행정인가"… 입찰 조건 변경에 업계 분통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업체들은 군의 고무줄 잣대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영덕 관내의 한 숲가꾸기 업체 대표는 "사무실도, 인력도 있고 등록 조건도 똑같은데 갑자기 '입찰공고일 전일 기준으로 90일 이전에 등록 업체만 참여 가능'이라는 조건을 뒤늦게 붙였다"며 "누가 봐도 특정 업체를 배려하기 위한 맞춤형 조건이다. 


이것이 과연 공정한 행정인가"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지역에서 벌어지는 복구 사업을 두고 군이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 2차 벌채 공개입찰도 '조건 장난'… 의회 "즉각 시정 요구"


영덕군은 2차 벌채 공사를 11월 5일 공고(88.5ha, 14억 618만 원), 11월 24일 공고(98.39ha, 17억 2,860만 원) 규모로 공개입찰에 부쳤다. 


그러나 입찰 참여 자격 제한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군이 긴급벌채사업을 공개입찰로 전환하고 나서 진행한 11월 5일 공고에는 없던 "입찰공고일 전일 기준으로 90일 이전에 등록 업체만 참여 가능"이라는 규정이 11월 24일 공고에는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덕군의회 의원은 "공개입찰로 전환 후 처음 시행할때에는 없던 조건을 입찰진행 중에 갑자기 넣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행정이 특정 업체를 걸러내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관련 부처와 감사기관에 즉각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군청 내부 엇박자… "문제 있다" vs "법적 문제없다"


행정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일고 있다. 산림과 담당 과장은 "입찰 담당 부서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절차상 매끄럽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반면, 입찰 담당자는 "등록 업체가 너무 많아 일부 민원을 줄이기 위해 조건을 넣었으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사회는 "법적 문제만 없으면 행정적·도덕적 책임은 사라지는 것이냐"며 강한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 "국민 혈세 투입 사업… 투명 행정 확립해야"


산불 피해 복구 사업은 속도만큼이나 공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지역의 한 원로 주민은 "산불이 주민들의 삶을 태워버렸는데, 뒤에서는 업체끼리 '나눠먹기'식 계약으로 보이는 행태를 보이니 어떻게 군 행정을 신뢰하겠느냐"고 개탄했다.


영덕군은 지금이라도 모든 수의계약 및 입찰 과정을 전면 공개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는 행정 절차를 재정비하여 특정 업체 특혜 논란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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